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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술 스터디

홍명보호 라볼피아나를 고집할 것인가? 라볼피아나 알아보자

by Football nerd 2024. 9.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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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풋볼 너드입니다.

얼마 전에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과 팔레스타인의 아시아 3차 예선 경기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경기가 최악의 경기력을 보이면서 홈에서 홍명보 감독의 재기전임에도 무승부를 거두며 시끄러운 상황입니다.

 

라볼피아나란

라볼피아나란 후방 빌드업의 한 방식을 말합니다. 현대 축구에서는 강력한 전방 압박이 대세입니다. 그리고 비교적 발밑이 좋지 않은 골키퍼, 수비수들은 압박에 취약할 수밖에 없죠. 그래서 쉽게 빼앗기거나 결국은 길게 볼을 걷어내어 공격권을 내주게 됩니다. 이런 강력한 전방 압박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방법입니다. 수비형 미드필더가 수비라인까지 내려와 수적 우세를 통해 후방 빌드업을 풀어나가는 것입니다.

사실 여기에는 현대 축구의 흐름인 포지션 플레이를 이해해야 합니다. 단순히 미드필더가 수비라인에 내려온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러면서 그 지역에서 수적 우위를 가져가 빌드업이 진행될 수 있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벗어난 볼의 흐름에 따라 계속 선수들이 연쇄적으로 움직여 수적 우위를 만들어 앞으로 나가아는 방식의 시작인 것입니다.

라볼피아나 빌드업 방식 설명

 

포지션 플레이

포지션 플레이란 축구 경기장을 여러 구역으로 나누고 각 지역에서 상대 팀보다 수적 우위를 만들며 빌드업, 패스 축구를 해나가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되면 완벽히 그렇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포지션에 구애를 덜 받으며 축구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몇몇 감독들이 인터뷰에서 포지션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도 이 이유입니다. 과거 바르셀로나나 네덜란드가 구사했던 토털사커의 완성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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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볼피아나를 활용한 감독

이런 빌드업 방식의 명칭은 과거 멕시코의 감독인 리카르도 라 볼페 감독이 처음 사용했기에 감독의 이름에서 따온 것입니다. 하지만 이 방식을 가장 잘 쓴 감독은 너무나도 유명한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펩은 바르셀로나 시절과 바이에른 뮌헨 시절 이러한 빌드업 방식을 통해 자신만의 패스 플레이를 활용한 점유율 축구를 완성했습니다. 

또 다른 예로는 토마스 투헬 감독이 있습니다. 투헬은 이보다 조금 변형시킨 라볼피아나를 활용했습니다. 수비형 미드필더를 두 중앙 수비 사이로 내리는 것이 아닌 풀백들의 자리로 내리는 방식입니다. 이 변형적인 빌드업 방식을 통해 상대의 압박 방식에 혼란을 야기함과 동시에 수적 우위를 가져가면서 공격을 풀어나가기도 했습니다.

 

라볼피아나로 유명한 선수

위에서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 방식을 가장 잘 사용했다는 것은 그때의 수비형 미드필더가 이러한 방식을 가장 잘 이해하고 소화했다는 것을 말하기도 합니다. 펩의 바르셀로나 시절에 월드 클래스 수비형 미드필더인 세르지오 부츠케스가 있습니다. 그리고 펩의 바이에른 뮌헨 시절에는 또 한 명의 월클 미드필더인 사비 알론소가 있습니다. 이 두 선수는 준수한 수비력과 함께 탈압박 능력, 동료를 활용하는 플레이 그리고 시야, 패스 능력까지 갖춘 미드필더로 상대의 강한 압박을 풀어 나오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선수입니다.

라볼피아나 대표선수 세르지오 부츠케스

 

대한민국의 라볼피아나

우리나라에서 라볼피아나를 가장 잘 이해하고 소화한 선수는 기성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숏패스와 롱패스 모두 가능한 선수로 우리 대표팀의 빌드업에 시발점 역할을 한 선수입니다. 하지만 이후의 선수들 중에서 이 역할에 딱 맞는 선수는 아직까지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정우영도 현시점에서는 최선이라고 할 수 있지만 과감성, 잦은 실책 등 이 빌드업 방식에서 아쉬운 부분이 확실히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라볼피아나는 전방 압박을 무력화시키는 빌드업 방식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상대가 전방 압박을 하지 않는다면 과연 이 전략이 필요할까요? 팔레스타인은 아시아 3차 예선 B조에서 최약체 중에 하나로 평가받는 팀입니다. 우리는 최강이라고 평가받고 있죠. 그야 당연히 손흥민, 김민재, 이강인, 황희찬을 보유한 팀이니까요. 그래서 팔레스타인은 전방 압박보다는 내려앉는 전술을 택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런 빌드업 방식을 선택한 것입니다. 그마저도 포지션 플레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허울뿐인 라볼피아나 전략을 말입니다.

위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이런 빌드업 방식에서 전제되어야 할 것은 포지션 플레이입니다. 모든 선수들이 유기적으로 공이 있는 지역에서 수적 우위를 가져가기 위한 움직임을 가져가야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정우영 선수가 내려와서 좌우 사이드로 공을 주는 것밖에는 하질 못했습니다. 아무도 원래 정우영의 자리인 빈 공간을 메워주지 않았으니까요. 그저 '거봐 나 라볼피아나 쓰잖아'라고 말하기 위한 전술인 것 같았습니다. 이런 식으로 무전술 경기를 할 거면 도대체 왜 전술 코치를 선임한 것입니까? 답답합니다.

 

이제 오만과의 원정 경기, 아시아 3차 예선 2라운드가 곧 있을 예정입니다. 최근 오만의 기세는 무섭습니다. 새로운 감독이 팀을 탄탄하게 잘 만들어가고 있죠. 과연 우리나라는 또다시 무전술에 선수들의 능력에만 의존하는 경기를 펼칠지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많은 논란 속에서도 한 사람의 팬으로서 응원하고 있으니 제발 빠른 시일 내에 이름값에 걸맞은 제대로 된 경기력을 보였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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